어제는 모텔이 아닌
호텔에서 밤늦게 머물렀습니다.
하룻밤 몇시간이라도
우리를 위로 해주고 싶었습니다.
피로했고 짜증난 하루의
길고 긴 시간이었습니다.
뭐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겠지만
150km를 넘는 속도로 빗속의 길들을
넘나들며 새벽부터 밤늦도록
신경을 곤두세운 하루였지요.
그래 이 새벽
10층에서 거리를, 나를
헤트려 보고 있습니다.
9살 때,
지금은 고급주택가 동부이촌동은
방천뚝의 보루박스 하꼬방과 꿀꿀이 죽파는 너절한 한강 본류와 샛강이라 불리는 지류가 흐르던 곳이지요.
그 샛강에서 꼴깍거리며 떠내려가던 어린 생명이 어떤 사람 손으로 구해졌지요.
이리 덤으로 긴 세월을
살아 갑니다.
삶의 굴절과 퇴색되어진
몸과 마음이 저 끝의 길 위에
앞 그림자처럼 투영되어집니다.
삶,
어느 날엔가 끝나질 삶이기에
그 경계를 무섭도록 하루 하루
인식하는 삶이었으면 합니다.
짜증난 하루도 담고
피로한 밤도 어루만지고
감정이 까칠하게 스며든
사람의 관계도
이제는 더 살펴보고 싶습니다.
바람직하지 못했던
어제를
오늘은 새로 담고 싶습니다.
cleanbedteam.